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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영성읽기]
요한복음 11:25-26, 43-44

[묵상 에세이]
마르다와 마리아는 같은 고백을 드렸습니다.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나이다.” 그 눈물 앞에서 주님은 심령에 비통히 여기시며 그들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예수님께서 긍휼히 여기시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맹인의 눈이 열리고 다리 저는 자가 일어섰듯, 오늘 본문에서는 죽었던 나사로가 다시 살아나는 이적이 일어납니다.

“돌을 옮겨 놓아라.” 주님의 명령에 무덤문이 열립니다. 그곳은 개인의 독방이 아니라 어둡고 냄새나는 동굴, 여러 시신이 놓인 자리입니다. 그 어둠의 한가운데서 주님의 음성이 울립니다. “나사로야, 나오너라.” 그때 죽어 있던 나사로의 귀가 열리고 의식이 돌아옵니다. 수족은 배로 동인 채, 얼굴은 수건에 싸여 있으니 제대로 걸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꿈틀꿈틀, 꾸물꾸물 움직이며 무덤 문을 향해 나옵니다. 스스로 풀 수 있는 만큼 결박을 더듬어 풀고, 여전히 남은 것은 사람들의 손을 통해 풀림을 받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마침내 말씀하십니다. “풀어 주어라.”

이 사건은 “예수님이 나사로를 살리셨다”는 지식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말씀 묵상, 곧 영성 읽기요 영성 독서는 글자 바깥에 서 있는 우리가 장면 속으로 들어가 인물을 만나는 일입니다. 캄캄하고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무덤 안에 들어가 보면, 거기에는 죽음과 멸망, 부패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숨소리조차 끊긴 그 한가운데서 음성이 들립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라.” 인생의 가장 바닥, 도저히 길을 알 수 없는 절망에서 그 음성의 방향을 따라 순종하면, 마침내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도 때로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주님, 못 나가요. 묶여 있어요.” 그러나 나사로는 변명 대신 순종을 택했습니다. 힘이 돌아오자 일어섰고, 할 수 있는 만큼 결박을 풀었고, 남은 것은 주님의 명령에 따라 공동체의 도움을 통해 풀림을 받았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우리를 부르십니다. 냄새나는 그곳, 다 죽어 있는 그 자리에서 나오라고 부르십니다.

주님, 저희를 다시 일으켜 주옵소서.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그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게 하옵소서. 우리를 묶어 둔 결박을 할 수 있는 만큼 풀어 움직이게 하시고, 마침내 “풀어 주어라” 하시는 주님의 해방을 누리게 하옵소서. 부활의 기쁨, 문제 해결의 능력, 생명의 능력을 오늘 우리도 체험하게 하옵소서. 아멘.